또 자폭공격 16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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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15㎞ 떨어진 신흥 상업지구인 리숀 레치온시의 3층 건물에 입주한 한 당구장에서 7일 오후 11시(현지시각)쯤 자살폭탄 공격으로 보이는 폭발사건이 발생, 범인을 포함해 16명이 죽고 최소 50여명이 부상했다고 AP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자폭 공격은 지난달 12일 예루살렘 중심가에서 발생,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25일 만에 다시 발생했다.

현지경찰에 따르면 여행가방으로 위장한 폭발물을 소지한 테러범 한 명이 당구장에 들어가 자폭했으며 그 충격으로 3층 건물의 일부가 붕괴돼 일부 부상자가 건물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의 알 자지라 방송은 사건 직후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과격무장 단체인 하마스가 이번 자폭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전하고, "이스라엘인에 대한 성전을 선포한 하마스는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제닌 난민촌 공격에 대한 보복이며 이번주 중 새로운 공격을 실시할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자폭 테러소식을 접하고 급거 귀국길에 올랐으며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샤론 총리는 "우리는 우리를 죽이려는 자를 먼저 죽일 것"이라며 "테러를 이용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모든 이들을 소탕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앞서 샤론 총리는 워싱턴에서 가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은 '시기상조'라 강조하고, 자치정부의 치안조직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공격이 증가하면 이스라엘군은 '방벽작전'보다 방대한 군사작전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 억제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지 않으며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남아 있는 한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정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테러를 비난하고, 용의자 처벌과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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