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前총경 도피에 경찰청 수사국장 개입" 한나라 주장… 당사자 부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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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나라당 이재오(在五)총무는 8일 "최성규(崔成奎)전 경찰청 총경이 해외로 도피하는 데 이승재(承栽)경찰청 수사국장이 개입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방조가 이뤄졌다는 제보가 경찰청 수사국 소속 한 경정에게서 들어 왔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제보 문건은 "崔전총경이 청와대 보고를 마친 다음날인 4월 13일 오전 수사국장과 30여분간 독대했으며, 그 후 사무실을 정리하고 귀가해 14일 오전 급히 홍콩으로 출국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는 이 문건은 "내가(제보자) 13일 오전 보고하기 위해 국장 부속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崔전총경이 나왔고, 안에서 '건강 조심하라'는 수사국장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밝혔다.

문건은 "수사국장은 수시로 崔전총경의 각국 이동 상황을 전화로 연락했다"며 "수사국장이 崔전총경의 출국을 보고받고도 은폐했을 뿐 아니라 경찰청장까지 속이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제보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崔전총경의 '기획 도피'를 의심케 하는 또 다른 단서"라고 주장했으나 이승재 수사국장은 "날조된 제보"라고 반박했다.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13일 오전 수사국 과장회의를 마치고 崔전총경에게 별도 사건의 수사 상황을 묻자 그는 '딸 맞선이 있으니 15일 보고하겠다'며 나갔을 뿐"이라며 "나는 '건강 조심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건에 외사관리관을 외사심의관이라고 쓰는 등 용어를 틀리게 사용한 것으로 미뤄 제보자가 수사국 경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상일·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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