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戰에 중국어 안내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7일 한·중 축구경기를 관람했다. 그런데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서부터 짜증이 났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도로에 나와 활동하고 있었으나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과연 자원봉사 교육을 제대로 받았는지 의심스러웠다. 시청 공무원들도 나와 있었지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구경만 하고 있어 시민들과 구분조차 되지 않았다. 또 차량 통행을 원활하게 하려고 지나치게 신경을 쓴 탓에 시민들이 통행에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차량 흐름을 빠르게 하기 위해 걸어가는 시민들을 중간중간에 막아 이동하는 데 무척 힘겨웠다.

가장 큰 문제는 경기장 내 안내방송이었다. 장내 아나운서는 우리 말과 영어만으로 안내방송을 했다. 나는 중국에서 온 손님들을 모시고 갔는데 한·중전에서 중국어 안내방송이 전혀 나오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우리 일행이 앉은 자리의 주변은 추미(球迷·축구팬)들과 중국 유학생들로 가득해 이들을 보기가 민망스러웠다.

월드컵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개최국이 국가대표 평가전을 치르는데 이렇게 상대 국가에 대한 배려가 없다니. 한·일전에서는 일본어 안내방송이 나왔는데 왜 대(對) 중국전에서는 중국어 방송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김형관·서울 강서구 공항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