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복권방 1년새 4번 1등 199억'로또 명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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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만명 소도시의 한 복권가게에서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1년 새 네 번이나 나왔다.

18일 107회 로또복권 1등 당첨자 두 명 중 한 명(당첨금 66억7992만원)이 충남 홍성군 오관리의 홍성오거리 인근 H복권방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복권방은 지난해 11월의 48회(24억1567만원), 올 2월의 63회(79억2224만원), 3월의 68회(29억4588원) 때도 1등을 배출, 이번까지 합치면 네 차례 당첨금 총액이 199억원을 넘는다.

2002년 복권방을 연 박성민(57)씨는 "우리 가게에서 1등이 나올 때마다'물난리'를 겪는다"면서 "지난주 좀처럼 막히지 않던 우리 집의 하수구가 막혀 뚫는 공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그는 첫 1등 땐 집 벽 쪽에서 지하수관이 터졌고, 두 번째는 수도관이 동파했고, 세 번째는 복권가게 수도에서 물이 샜다고 소개했다.

박씨 집 로또방이 '명당'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안면도 등 관광에 나선 버스들이 이곳을 들러 단체로 로또복권을 사기도 한다. 아예 매주 5만~10만원씩 박씨 통장으로 입금시키고 복권을 우송 받는 '우편고객'만도 100명을 헤아린다. 한 주 판매액이 8000만원을 기록한 적도 있다. 로또복권 수수료는 판매액의 5.5%인 점을 감안하면 박씨는 한 주 평균 400만원, 한 달 1600만원을 챙기는 셈이다.

박씨는 "첫 1등을 빼고 모두 자동 번호선택에 의한 것"이라면서 "누가 1등에 당첨됐는지 모르지만 '고맙다'는 전화 한 통 없는 게 가장 섭섭하다"고 말했다. 현재 홍성군 내는 11개의 복권방이 있고, 지난 7월(86회)에는 T복권방에 142억5218만원의 단독 1등이 터지기도 했다. 2002년 12월 복권 발매 이후 지금까지 1등 당첨이 네 차례 나온 곳은 부산 범일동의 C복권방이 유일했다.

홍성=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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