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총 해킹 해프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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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2위 미디어그룹인 프랑스의 비방디 유니버설의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 결과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측은 이날 주총의 전자투표시스템에 해커가 침입,투표 결과를 왜곡했다며 19개 안건의 처리 결과를 무효화하고,6월 3일 주총을 다시 소집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인터넷 주총의 맹점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회사측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총에서 회사 간부들에게 20억유로의 스톡옵션을 주려던 계획이 부결되자 다시 표결에 부쳐 통과시키려는 속셈이라며 법정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방디측은 "기관투자가의 투표용지 중 다수가 기권으로 처리되는 등 찬성·반대·기권·무효 등의 결과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통상 3~4%인 기권 비율이 이번 주총에서는 평균 20%선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컴퓨터 전문가를 동원, 해커 침입 여부를 가리자고 맞서고 있다.

비방디의 스톡옵션 계획은 지난해 1백30억유로의 기록적인 적자를 낸 가운데 제시된 것이어서 그동안 많은 주주들이 비난해 왔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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