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끝없는 성적 도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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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가운데는 남편 잘못 만나 평생 고생하며 산다는 사람이 많다. 여자들이 시집갈 때 남편감의 인격이나 교양보다 직업과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곽대희의 性칼럼

인류 역사에서 볼 때 사회는 여성 측의 부단한 성적 도발과 그녀가 제공하는 성적 쾌락에 남성이 본능적으로 유인됨으로써 종족 보존의 사명을 대과 없이 달성해 왔다. 남성이 인류 발전에 있어 종속적 존재였다는 뜻이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인류의 선조가 되는 최초의 유인원으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한 아득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보기로 한다.

그 무렵 남녀 양성 간의 차이는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동물들이 지금도 그러하듯이 암수 양쪽이 다 먹이를 찾아다녔고, 유아도 1년 정도밖에 양친에게 의지하지 않았다. 이윽고 초식생활에서 수렵생활로 삶의 방식이 크게 전환되고 지능을 갖추게 됨에 따라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능이 높아짐에 따라 뇌가 커졌고, 그것은 여성이 아기를 낳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뇌가 커질수록 커진 아기의 머리는 좁은 산도를 가진 여성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였던 것이다. 이 문제는 여성의 골반이 넓어지고 그전보다 일찍 조산하는 미봉책으로 해결했다.

보행시 팔이 히프에 부딪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자의 팔꿈치는 바깥쪽으로 구부러졌고, 이런 신체적 변화는 창을 던지는 데 명중률을 현저하게 떨어뜨렸다. 게다가 아래쪽으로 처진 히프는 스피드를 떨어뜨려 결국 여성은 남성과 같은 유능한 사냥꾼이 될 수 없었다. 동시에 아기는 조산으로 미숙한 상태에서 출생해 매우 오래 양육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런 신체적 변화를 계기로 남녀 간에 확실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다. 즉 남자는 사냥꾼이 되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하고 아기를 양육하는 가사노동을 맡았다. 이와 함께 남녀 사이의 영구적 유대가 생겨났다.

이런 보다 긴밀해진 유대가 남성의 도움이 필요한 출산 전후의 여성을 돕고 아기도 확실하게 보호하는 한편, 사냥으로 노획한 식료품의 장기보관과 조리기술을 발전시켰다.

생활 주변의 동물자원이 고갈되자 남자들이 차츰 원거리 사냥을 나가게 되었고, 여성은 종종 행방을 감추고 돌아오지 않는 남편의 조속하면서도 확실한 귀가를 보장하는 수단이 필요했다.

넓은 세계에서 다른 여성을 만나도 한눈팔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성 측이 개발한 것이, 다른 포유동물들은 발정기에만 제한적으로 가능했던 섹스를 어느 때든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 능력을 가지고 여자들은 서로 남자를 차지하는 경쟁에서 자웅을 겨뤘다.

직립보행을 하게 된 것도 인간의 성적 쾌락을 변화시킨 중요한 요인이었다. 다른 영장류 동물들은 모두 말이나 개와 같은 후방위(後方位)로 교미한다. 높은 지능을 지닌, 직립 보행하는 인간은 마주 보고 접촉하는 편이 좀 더 즐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대향위(對向位) 섹스는 수면 중의 자세에서 자연 발생한 것으로 남녀관계를 훨씬 긴밀하게 해주는 촉진제였다.

양성 모두 체모를 잃었으므로 피부와 피부의 접촉은 털북숭이끼리의 그것보다 훨씬 자극성이 강했다. 동시에 여성의 클리토리스는 극도로 민감해지고 여성이 감지하는 쾌락에 대해 더 큰 역할을 하게 됐다.

페니스와 클리토리스를 마찰시키면 혈압이 서서히 높아지면서 육체적 만족을 가져다주는 가장 격렬한 감각인 오르가슴을 일으켰고, 이것이 여성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이었다.

남녀 간 역할 분담으로 생겨난 여성의 특성은 그 뇌 속에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정보가 오랜 세월 동안 입력된 결과에서 유래한 것이다. 좀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남성은 이미 오래전 유인원 시대에 여성의 성적 매력에서 배겨나지 못하도록 진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곽대희 비뇨기과 원장

<이코노미스트 9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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