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힘의 2배 '로봇 팔' 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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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두뇌 같은 생체 조직과 기계를 연결하는 사이보그 연구 뿐만 아니라 '로보웨어'라 불리는 '입는 로봇'의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본 원리는 사람이 입고 움직이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기계 팔을 사람의 팔 위에 덧씌우고 무거운 것을 들려고 하면,로봇 팔이 사람의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신호(근전도)에 따라 사람의 팔과 똑같이 움직이면서 훨씬 강한 힘으로 번쩍 들 수 있는 식이다.

이 연구가 발달하면 특수 질병으로 근육이 몹시 약해졌거나 나이가 들어 근력이 떨어진 경우에도 로보웨어를 입고 정상인처럼 활동할 수 있다.두뇌와 연결해 쓸 수 있는 사이보그용 로봇 신체가 몸의 일부를 아예 잃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로보웨어는 신체 특정 부위의 힘이 허약할 때 쓰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경환 박사는"사람과 직접 결합돼 사람의 뜻에 따라 임의로 움직이는 것이 사이보그이고,로봇은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서만 작동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로보웨어도 넓은 의미의 사이보그"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분야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고 김박사는 말한다.로보웨어를 만들 때 까다로운 것은 사람 팔 위에 덧씌운 기계 팔이 사람의 의도보다 훨씬 크게 움직여 사람의 팔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그러나 KIST는 이런 문제점이 전혀 없으면서 힘은 두 배까지 낼 수 있는 로보웨어 팔을 지난달 만들어냈다.지난해 처음 선보인 로보웨어 팔의 개량품이다.

로보웨어는 또 사람 형태의 로봇을 원격 조종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한 쪽에서 사람이 전신 로보웨어를 입고 움직이면 그 신호를 받아 다른 곳에 있는 사람과 닮은 로봇이 똑같이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다.이는 원자로 안의 작업이나 폭탄 해체 등 위험하면서도 정교함이 필요한 곳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데 이용될 전망이다.

김박사는 "사람이 입었을 때 방탄 효과가 있으면서 힘은 훨씬 증폭시킬 수 있는 로보웨어가 개발되면 미래의 전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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