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호주 자원·에너지도 ‘싹쓸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세계 각지에서 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이 자원 부국 호주 공략에 나서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22일 중국과 호주 정부가 10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자원·에너지 분야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정은 모두 10개 항목으로 호주 서부 필바라 해안지역의 석탄·철광석 광산 개발과 철도·항만 등 자원 수송 인프라 건설을 골자로 한다. 투자 자금은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개발은행(CDB)이 지원키로 했다.

중국은 호주에서 철광석과 석탄·아연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중국 전력국제발전공사는 지난 2월 맺은 계약을 통해 호주 광산업체 리소스하우스로부터 향후 20년간 600억 달러 상당의 석탄을 공급받기로 했다. 중국 철강협회도 지난해 9월 호주 포스테크금속과 철광석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또 지난해 8월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호주에서 1200억 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단일 LNG 공급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중국의 거침없는 자원 사냥 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중국은 지난해 호주로부터 350억 달러 상당의 자원을 수입했다. 전년도 대비 45%나 늘어난 액수다. 홍콩의 자원펀드 관계자는 “중국은 자원 문제에 있어선 경제적 수지타산을 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간 10%에 가까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원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다소 경제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에도 싹쓸이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