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에 책 읽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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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0~5개월=아기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수초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책 읽기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아기는 듣는둥 마는둥 딴짓만 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어준다는 생각보다는 아기와 놀아준다는 느낌으로 눈을 맞추면서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 변화로 아이의 흥미를 유도하는 게 좋다.

생후 2개월만 지나도 아기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목소리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보다 전달하는 방법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책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책이라도 상관없지만 가급적 문장을 짧게 해서 들려줘야 하고 한번에 읽어주는 시간을 5분 이내로 하는 게 좋다.

◇6~8개월=6개월이 되면 아기는 나 이외의 바깥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또 엄마가 지금 기분이 좋은지, 아니면 화가 났는지 등 주위 사람의 감정까지 이해하기 시작한다. 말을 건네면 옹알이로 반응하기도 한다.

이런 시기의 특성을 고려해 아기가 사물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좋다. 예를 들면 단순하면서도 밝은 색상의 그림에다 아주 짤막한 설명이 쓰인 그림책이 적절하다.

국내에 나와 있는 책으로는 시공주니어의 『감감 쑥쑥 그림책』세트가 권할 만하다. 책 속의 전화기·젖병 등을 보면서 기능이나 모양을 설명해주면 자연스럽게 사물의 성질을 익힐 수 있다.

◇8개월~돌=이 시기엔 아기의 기억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엄마·아빠는 어떻게 생겼는지뿐 아니라 아빠가 언제 집에 들어오는지도 기억한다. 또 사물을 소리나 감촉을 통해 연상해 기억하기도 하므로 직접 만지면서 소리나 감촉을 배울 수 있는 장난감같은 책이 좋다.

사계절 출판사의 『두드려 보아요』는 "똑똑!"하는 문 두드리는 소리를 통해 문이라는 사물과 문 여는 행동을 연상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이 시기에 적당하다.

◇돌 이후=기기 시작하는 생후 7~8개월만 지나도 아기가 가만히 앉아 있으려 하지 않는데, 돌이 지나면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대부분의 경우 동화 한편 다 읽어주기조차 어렵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책 읽어주기가 더 필요하다. 학습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집중력을 책 읽어주기를 통해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이야기가 있는 그림동화책이 좋다.

안혜리 기자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기가 책과 친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막상 언제부터 책 읽기 습관을 길러줘야 할지, 또 어떤 책을 골라줘야 할지 몰라 고민만 하다 적당한 시기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육아 전문가들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나온 그 순간부터 책을 접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엄마의 책 읽어주기는 아기 언어발달의 토양이 될 뿐만 아니라, 집중력 키우기와 감정표현같은 사회성 키우기에도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아동 발달심리학자인 미국의 클래르 콥 박사가 그의 저서 『생후 2년까지의 아기 행동 이해하기』에서 제안하는 단계별 책 읽어주기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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