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다녔다면 OK!… 조직 문화·경쟁력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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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도시락 전문업체인 A사는 최근 삼성그룹 출신 과장 이모(37)씨를 사업기획부 부장으로 영입했다. 이 회사 인사담당자는 "삼성 출신은 체계적인 조직문화를 경험하고 프로젝트 수행 능력이 뛰어나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음료회사인 B사도 삼성에서 마케팅 과장으로 일하던 김모(36)씨를 데려왔다. B사 측은 "외국계 기업이 사업을 하려면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가 가장 필요한데 삼성 출신들이 비교적 대인관계가 원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력직 채용시장에서'삼성맨'의 인기가 상종가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나 중소기업은 파격적인 대우를 내세워 삼성 출신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인 HR 파트너스의 김정희 차장은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꼭 삼성맨을 뽑아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대기업의 경우 드러내놓고 찾진 않지만 삼성 출신을 구하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17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555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스카우트 대상자를 조사한 결과 삼성 출신을 꼽는 응답이 34.6%로 가장 많았다.

삼성 다음으로 현대(7.6%).LG(6.5%).SK(5.4%) 등의 차례였다. 또 기업들이 삼성 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는 삼성맨들이 철저한 능력 위주의 기업문화와 경쟁적인 조직체계가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란 응답(46.9%)이 가장 많았다.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경력직 시장에서 삼성 출신들이 대접받는 이유는 핵심 인재를 키우기 위해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 풍토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사내 인재를 키우기보다는 외부 영입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한편 잡코리아의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가장 필요로 하는 스카우트 대상 경력 연차로 3~4년차(44.9%)를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1~2년차(18.4%), 5~6년차(7.8%) 등의 순이었다. 이는 연봉이 높지 않고 실무능력이 있는 계층을 선호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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