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자산운용 에반 해일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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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한국의 자산운용 시장은 5년 후에 4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

지난 10일 설립 본허가를 받고 내년 초 국내 영업에 들어가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에반 해일 사장은 한국 펀드시장의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자산운용시장은 1999년 250조원 규모까지 급성장했다가 (대우채 사태 등) 좋지 않은 일들이 겹치면서 크게 후퇴했다"며 "하지만 조만간 과거 최고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일 사장은 한국자산운용시장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어 5년 뒤에는 지금의 두배가 넘는 400조원으로 커질 것 이라며, 그 근거로 ▶업계의 구조조정과 개혁 노력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했고▶저금리로 시중 부동자금도 갈 곳이 없으며▶기업연금 등 새로운 수요처가 등장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해일 사장은 "모자펀드를 비롯, 한국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펀드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정부의 기업연금(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국제 기업연금 시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회사로서 기업연금 상품을 적극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일 사장은 또 최근 일부 대기업 경영진과 외국계 투자펀드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것과 관련,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주식이 저평가되고 있으며, 이 문제는 계속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배구조가 서서히 개선되고 있지만 좀더 속도를 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일 사장은 95년 피델리티 그룹에 합류해 영국 피델리티 상무, 인도 피델리티 사장 등을 역임했다. 피델리피 그룹은 전세계적으로 1조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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