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메모리 vs 하드디스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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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냐 플래시 메모리냐.

MP3플레이어.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의 저장 매체로 자리 잡기 위한 양자의 경쟁이 치열하다. 작고 단단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한때 플래시 메모리가 모든 디지털 기계의 안방을 차지할 것처럼 보였지만, 대용량이라는 무기를 갖춘 HDD의 반격이 거세다.

◆영역 넓혀가는 HDD=몇년 전만 해도 PC의 저장장치로만 쓰이던 HDD는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MP3 플레이어의 경우 애플 제품 '아이팟'이 2001년 나와 크게 인기를 끌면서 HDD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는 크기가 플래시 메모리 제품보다 세배 이상 커 갖고 다니기가 불편했다. 애플이 올 여름 '아이팟 미니'를 출시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아이팟 미니'는 저장 용량이 4기가바이트(GB)에 달하지만 1인치 HDD를 내장해 명함 한 장 크기에 불과하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자 플래시 메모리 제품 위주였던 레인콤.삼성.엠피오 등 국내 업체들도 연이어 HDD를 내장한 MP3 플레이어 제품을 내놓고 있다.

HDD가 손을 뻗친 곳은 MP3 플레이어뿐이 아니다. HDD를 내장한 PMP(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들고다니며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기계는 20GB의 경우 700메가바이트(MB) 분량의 영화 파일 25편가량을 담을 수 있다.

◆플래시 메모리냐 HDD냐=각기 장단점이 있는 만큼 목적에 맞게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용량의 경우 HDD가 월등하다. 플래시 메모리는 256MB.512MB이 대부분이며 최고가 1GB다. HDD의 경우 10~40GB에 달해 노래는 최다 1만곡을 담을 수 있어 200곡(1GB 기준) 안팎인 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압도한다. 최근 인기를 끄는 지름 2.54cm(1인치)의 소형 HDD의 경우 용량이 4GB 정도다. 휴대용 기기의 저장 장치인 점을 고려하면 플래시 메모리도 유리한 점이 많다. 어른 손가락 정도의 크기에 불과해 명함 크기 정도인 소형 HDD보다 작다. 전력 소비가 적고 외부 충격에 강한 점도 HDD보다 강점이다. 그러나 현재 인기 있는 소형 HDD의 경우 생산업체가 몇 군데 없어 플래시메모리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년에는 HDD가 더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HDD가 용량에서 플래시 메모리의 추격 범위를 넘어선 데다 내년부터 크기는 작아지고 더 단단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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