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혈당 조절 잘해야 당뇨환자 건강한 성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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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당뇨병이 남성의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1798년께다. 이로부터 2백여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당뇨병 환자들의 많은 수가 발기부전을 호소한다.

통계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의 발기부전 발생 확률은 23~60%나 된다. 35세 이하에선 15%가 당뇨병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얼마전 진료를 받은 K씨는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뒤늦게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생활에 문제가 있어 두번씩이나 이혼을 당한 그는 자신의 조루가 막연히 정신적인 이유라고 생각했다.

검사를 해보니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이었다.평소 자영업을 하다 보니 건강에 신경을 쓸 틈이 없어 건강검진조차 받지 않았던 것이다.

당뇨병은 체내의 당분대사 능력에 이상이 생겨 혈관과 신경이 서서히 망가지는 무서운 질병이다.

K씨의 경우처럼 많은 당뇨병 환자들은 발기부전이 심인성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당뇨병이 생기면 음경 내의 말초신경과 미세혈관 손상으로 발기부전이 온다. 음경 내의 해면체 조직은 당뇨가 천적이다. 발기가 되려면 해면체 조직들이 신축성 있게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해면체 내의 미세한 혈관들이 끈적끈적한 당분의 공격에 망가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망가진 해면체 조직은 다시 회복하기 힘들다. 해면체가 망가지면 비아그라라 해도 효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최악의 경우엔 인공으로 만든 음경보형물로 그 기능을 대신해야 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평소 혈당치의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를 잘 치료받더라도 합병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지연시킬 수는 있기 때문이다.

이윤수 청박비뇨기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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