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뻔뻔한 CEO들 NYT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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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파렴치한 행위로 돈을 벌거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현상을 보이는 것은 미국 전문경영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뉴욕 타임스는 7일 유명 대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편집자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연봉·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등으로 거액을 챙긴 CEO가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에는 실적이 나빠지면 보수를 깎겠다고 약속해 놓고, 실제로는 더 많은 돈을 받아간 사람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용을 줄인다며 직원들을 대거 해고하면서도 정작 본인들은 자기 '밥그릇'을 철저히 챙겼다는 얘기다.

뉴욕 타임스의 이 보도는 컨설팅회사인 펄 메이어&파트너스가 2백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근거로 작성됐다. 이들 기업 CEO의 평균 보수는 전년보다 8% 감소한 1천5백50만달러(약 2백억원)로 조사됐다. 평균 보수가 줄어든 것은 9년 만이지만, 기업 이익이 35%나 감소한 것에 비하면 보수 감소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CEO들의 보수에서는 스톡옵션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1천2백70만달러의 스톡옵션과 주식을 받았으며, 연봉과 보너스로는 2백50만달러였다. 시스코 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사장은 1억5천4백만달러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연봉은 27만달러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스톡옵션이었다. 체임버스는 회사의 이익이 스스로 정한 목표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는 전년보다 32%나 더 받아갔다.

다음은 AOL 타임워너의 CEO인 제럴드 레빈으로 총 1억4천7백만달러를 받았다. 레빈도 스톡옵션이 1억4천6백만달러나 됐다. 3위는 캐피털원 파이낸셜의 리처드 페어뱅크였다. 그는 연봉과 보너스 대신 스톡옵션으로만 약 1억달러를 받았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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