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싹쓸이 "오노! 봤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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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5백m부터 5천m 계주까지. 판정시비를 일으킬 만한 빌미조차 주지 않은 완벽한 레이스였고,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정상이었다.

김동성(23·동두천시청)이 2002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전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전날 5백m와 1천5백m에서 우승한 김동성은 8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벌어진 최종일 경기에서 1천m와 3천m, 그리고 5천m 계주를 모두 석권해 개인종합 우승까지 6관왕이 됐다.

<관계기사 42면>

개인 랭킹포인트에서 만점인 1백36점을 기록한 김선수는 1997년 이후 5년 만에 종합우승 타이틀을 되찾음과 동시에 계주까지 포함해 세계선수권 사상 처음으로 전관왕에 오른 선수가 됐다.

비록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마크 가뇽(캐나다) 등이 불참했고, 리자준(중국)도 계주에만 출전했지만 김동성은 이번 전관왕 달성으로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 때문에 금메달을 빼앗겼던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의 좌절을 완전히 극복함과 동시에 최강의 명예를 회복했다.

김선수는 이날 1천m에서 안현수(신목고2)를 제치고 1위로 골인한 후 3천m에서도 안현수와 환상의 콤비플레이를 펼치며 캐나다와 중국 선수들의 추격을 막고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개인종목 네개를 모두 석권, 개인종합 우승까지 5관왕에 오른 김선수는 전관왕을 노리며 마지막 5천m 계주에 나섰다.

안현수·이승재(서울대)·안중현(한체대)과 팀을 이뤄 2번 주자로 나선 김선수는 마지막 코너에서 안쪽을 파고들며 특유의 날 들이밀기로 캐나다 프랜시스 루이스 트럼블레이를 극적으로 제쳐 여섯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7분10초751, 캐나다는 7분10초756으로 불과 0초005 차의 극적인 드라마였다.

한국은 여자부에서도 최은경(세화여고)이 3천m에서 우승하고, 최은경·주민진·최민경·박혜원이 출전한 3천m 계주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우승, 이번 대회에 걸린 12개의 타이틀 중 8개를 휩쓸며 쇼트트랙 최강임을 확인했다.

김동성의 대를 이을 유망주 안현수는 남자 1천m와 3천m에서 2위를 차지해 개인종합 2위(42점)에 올랐으며 여자부 고기현(세화여고)도 개인종합 2위(63점)를 차지했다.

여자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양양A(1백5점)는 대회 6연패의 영광을 누렸다.

몬트리올=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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