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동의 중국통신] 한국기사들 갑조 리그서 16승26패 … 몸값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상하이(上海)팀이 2004 아울렛배 중국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각 지역에 기반을 둔 12개팀이 겨루는 중국 갑조 리그는 1년 내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전국을 돌며 치러진다. 상하이팀은 총 22라운드 중 21라운드를 치른 상태에서 승점 33으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창하오(常昊), 후야오위(胡耀宇), 추쥔(邱峻)등 호화 멤버를 보유하여 매년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상하이팀은 그동안 구리(古力). 왕시(王檄). 저우허양(周鶴洋)이 주축인 충칭(重慶)팀에 밀려 한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다가 6년 만에 첫 감격을 맛봤다. 중국리그 5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충칭팀은 베이징(北京 )팀에도 밀려 현재 3위.

마지막 1라운드를 남겨둔 현재 최대 관심은 누가 마이너리그격인 을조 리그로 추락하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12개팀 중 2개팀이 탈락하는데 현재 김승준8단이 활약하는 10위의 우한(武漢)팀과 11위의 윈난(雲南)팀, 그리고 박승철4단이 소속된 핑메이(平媒)팀이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2004 갑조 리그에 출전한 한국기사는 모두 4명이고 이들이 현재까지 거둔 성적은 16승26패로 예상보다 매우 저조하다. 이 바람에 현지에서는 비싼 몸값으로 모셔온 한국.일본의 용병기사들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산둥(山東)팀의 유창혁9단은 2승6패를 기록했고 언론의 화려한 조명 속에서 올해 첫 출전한 이세돌9단은 리우싱(劉星)6단에게 두번이나 패하는 수모 끝에 3승4패로 시즌을 끝냈다.

이세돌9단은 "내년에 다시 초청하면 응하겠는가"라는 중국 언론의 질문에 "만약 올해의 성적이 만족스러웠다면 내년엔 틀림없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성적이 이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오겠다"며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발언을 했다. 이세돌9단이 중국리그에서 부진한 이유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것과 장거리 이동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한편 김승준8단은 8승8패, 박승철4단은 2승8패의 성적표를 남겼다.

김경동 cyberoro 기획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