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 투표율 50%대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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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가 선두를 줄달음질치고 있다.

만만찮은 도전이 예상됐던 대구·경북(TK)지역에서 우세를 확인했고,수도권 첫 관문인 인천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사실상 '노무현 대세론'이 자리잡아 나가는 양상이다.

盧후보측은 특히 인천 지역에서의 승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수도권도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의 영향권 안에 들어갔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인제 후보측의 파상적인 이념 공세가 적어도 당내 경선에선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도 盧후보측을 고무하고 있다.

게다가 충북(13일)·전남(14일)경선을 지나면 盧후보의 연고지인 부산(20일)이 기다리고 있다. 부산은 선거인단이 5천95명에 이른다. 충북에선 李후보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선거인단 규모가 부산의 절반 수준인 2천54명에 불과하다.

盧후보측은 이르면 전남, 늦어도 부산에서부터 누적 득표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직 선거인단 중 38%에 달하는 서울(1만4천1백19명)·경기(1만2천6백6명)경선이 남았지만 일단 盧후보측이 승기(勝機)를 잡은 셈이다.

盧후보 측근은 "남은 경선 승부는 본선을 겨냥해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확보해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盧후보측으로선 낮은 투표율이 부담이다.'주말 3연전'의 대부분 지역이 50%를 약간 웃도는 데 불과한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것은 선거인단의 절반인 국민선거인단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군다나 당원들만 참여하는 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이념 문제나 언론 관련 발언 등에 확실하게 '항원(抗原)'이 만들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날 연설에서 盧후보는 거듭 장인의 부역 문제를 거론하며 "실명(失明)한 상태에서 돌아가신 장인이 얼마나 나쁜 일을 했는지 모르지만, 평생 고통 속에 살아온 아내를 내가 버려야 용서하겠느냐"고 호소하며 이념 문제를 탈색하려 했다.

이에 대해 李후보는 "나 역시 盧후보 상황이었으면 사랑을 선택했겠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냉전 중"이라며 "대통령 부부는 대한민국의 순수한 가치를 상징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받아쳤다.

포항=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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