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家電제품 유통시장 싸고 뜨거운 新·舊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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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연간 6조원 규모에 이르는 가전제품 유통시장을 놓고 신·구 유통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할인점·양판점·온라인 등 신유통업체들이 점유율을 급속히 높여가자 전자상가·백화점 등 기존 유통업체들은 연합·차별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대형 할인점들은 올들어 가전제품의 주력을 소형에서 대형으로 전환하고 자체상표(PB)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막강한 구매력을 기반으로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마트는 올초 PB 가전제품으로 시네마 플러스 DVD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PDP TV를 출시해 디지털 가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최근에는 대우전자와 계약해 LCD 모니터와 홈시어터 기기를 PB상품으로 납품받아 판매하기로 했다.

마그넷은 가전제품 매장을 전자랜드21에 맡겨 운영했으나 지난 2월 울산점을 시작으로 직영체제로 바꾸고 있다.

마그넷 관계자는 "울산점을 직영한 결과 수익이 1백20% 가량 늘었다"며 "올 상반기 중 10개 매장을 직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V홈쇼핑·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업체들의 판매량도 올들어 크게 늘면서 주요 유통채널로 자리잡았다.

LG홈쇼핑 관계자는 "올초까지 월 1만대에 그쳤던 TV홈쇼핑업체의 PC판매량이 최근 3만대까지 급증했다"며 "전체 PC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 등 가전제품 전문상가들은 반격에 나섰다.전자랜드·나진전자월드·터미널전자쇼핑 등 용산에 있는 3개 대형 전자상가는 지난달 말부터 봄맞이 축제 행사를 열고 있다.

경쟁상가끼리 행사를 공동으로 하는 것은 용산전자상가가 만들어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신유통업체들의 시장잠식으로 매출이 외환위기 이전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용산상가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공동마케팅을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 도매상들도 연합해 용산상가 전용상품을 내놓는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가전제품 매장에서 소형 가전제품 비중을 대폭 줄이고 대형 PDP·홈시어터 기기 등 고가품을 크게 늘렸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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