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등산로 몸살 토양 유실 등 훼손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지리산 국립공원 내 연하천 대피소 부근의 등산로. 등산객 발길에 무너지고 빗물에 침식돼 군 부대 참호처럼 깊게 파헤쳐져 있다.

전북·경북·충북이 만나는 소백산맥 줄기의 삼도봉. 등산로의 폭이 5~6m나 돼 트럭이 지나다닐 정도다. 설악산 역시 사람이 드나들 수 있게 곳곳이 패어 있다.

녹색연합은 3일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에 걸쳐 지리산 천왕봉~강원도 진부령의 6백70㎞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훼손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식물이 죽어 맨땅이 드러난 등산로 면적이 54만㎡(16만여평)로 나타났다. 이는 축구경기장 면적(약 7천1백40㎡)의 75배에 해당한다.

특히 등산로로 인해 유실된 토양이 10t 트럭 1만3천대 분량인 13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백두대간이 등산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데도 복원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지리산 등 일부 국립공원에 불과하다.

강찬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