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모르면 모르는 대로 넘어가야지 왜 외국에 서신을 보냈나. 외국에서도 도와주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해결할 일을 왜 외국까지 알리나”라고 격앙된 어조로 따졌다. 윤씨는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했는지 말을 이어가기도 힘들어 했다. “어미 심정을 알아야지. 가슴이 터져서 시골에서 올라왔다. 한이 쌓인다. 심장이 뒤틀어지고 썩어간다. 하루 사는 게 지옥인데 내 가슴에 못 좀 박지 말라.” 그는 이 사무처장에게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천안함 사태로 아들 민평기 상사를 잃은 윤청자씨(왼쪽)가 17일 오전 참여연대를 찾아 이태호 협동사무처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채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윤씨는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3층 회의실에서 이 처장과 35분간 면담하면서 천안함 사고 원인에 의혹을 제기한 방법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그러자 윤씨는 “왜 여기서 훼방을 놓고 방해하느냐. 국회와 감사원에 가서 따져야지 왜 외국까지 가나. 안 되면 그냥 있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씨는 아들뻘인 이 사무처장 앞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내 한을 좀 풀어달라”며 이 사무처장의 손을 잡았다. 그는 “죄 많은 어미의 한 좀 풀리게 깊이 생각해서 행동해 달라. 인제 그만하길 제발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윤씨는 오전 10시쯤 참여연대를 떠났다. 그는 지난 14일 “영해와 영토를 침범하는 자들을 응징하는 데 사용해 달라”며 1억원의 성금을 청와대에 기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참여연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던 고엽제전우회 회원 한 명이 승합차에 LPG 가스통을 매달고 참여연대 사무실을 향해 돌진했다. 고엽제전우회 회원 300여 명이 항의 시위를 벌이는 도중 60대 회원 한 명이 자신의 승합차 보닛 위에 가스통을 줄로 묶은 채 차를 몬 것이다. 하지만 10여 명의 경찰관이 차량을 막고 운전자를 내리게 해 불상사는 없었다. 이 운전자는 “가스통을 진짜로 터뜨리려 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강기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