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고문 행보에 네티즌들은… "경선 참여는 국민의 뜻과 부합" "패자가 되더라도 떳떳이 싸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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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민주당 이인제 고문의 최근 행보가 네티즌의 입방아에 올랐다. 국민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이 줄줄이 사퇴하고 노무현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자 李후보의 거취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단 李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경선에 끝까지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선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의 독자토론 게시판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시각을 통해 경선 과정을 지켜보는 다양한 민심을 읽어보자.

김샘씨는 "이인제 후보가 '경선에 계속 참여하겠다'고 한 결정은 국민의 뜻에 복종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金씨는 또 "이기는 것이 최후의 승자는 아니다"며 "적어도 대통령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민주주의의 과정을 실험하는 정신에 투철해야 할 것"이라고 선전을 바랐다.

이재선씨도 "이인제 후보의 경선참여 선언을 환영한다"며 "'살자면 죽고, 죽자면 살 것(生卽必死 死卽必生)'이라는 각오로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경선에 참여하고 결과를 깨끗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李후보의 개인적인 정치 생명이나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옳은 것"이라는 게 李씨의 생각이다.

최근 李후보의 거취 문제와 함께 불거진 '음모론'에 관해서도 많은 글이 올라 왔다. 안은선씨는 "남은 경선이 불리하다고 해서 증거없는 음모론을 들먹이며 국민경선이라는 '축제'를 흐리게 하는 것은 비겁하다"며 "비겁한 승자가 되기보다 당당한 패자로 남더라도 떳떳하게 싸워라"고 주문했다.

아이디 '해오름'의 네티즌도 "자기편이 잘 하면 정도이고 순리지만, 남이 하면 음모·부정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경선에서 지는 사람은 정치적 타격이 크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농사꾼'이라는 네티즌은 "이른바 '노풍'이 부는 것은 기성 정치에 식상한 민심이 분출한 결과인데도 음모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李후보가 경선본부를 해체하고 '자원봉사 선거운동'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나름의 분석을 했다.

반면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겠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권석씨는 "경선 초반에 이처럼 많은 후보들이 그만둔 것만으로도 '보이지 않는 손'의 움직임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깐두루'는 "김중권 후보가 '광주의 선택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영남지역 경선을 앞두고 사퇴한 것은 '되는 후보'에게 미리 줄서기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홍재희씨는 "이인제 후보의 거취와 관련해 경선 자체가 지속되느냐가 거론되는 것은 한국의 정당 구조가 대통령 선거용으로 5년마다 급조되는 일회용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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