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회사채 강세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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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LG카드 추가 지원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LG그룹이 날카로운 기(氣)싸움을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결국 LG그룹이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 부도 가능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LG카드 관련 사채 가격도 이를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

LG카드 청산 얘기가 나오는 요즘에도 이들 사채의 가격은 최근 90일간 최고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14일 신주인수권부 사채(BW)인 LG카드1062는 8900원, 전환사채(CB)인 LG카드1054는 9300원을 기록했다. BW는 최근 90일간의 6500~9130원대를 움직였고, CB도 7020~9560원선이었다. 채권단이 아무리 청산도 불사하겠다고 말해도 시장에서는 이를 '협박'수준으로만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LG카드가 청산될 경우 위에 언급한 주식 관련 사채는 재산가치가 거의 없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LG그룹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들에게도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며 "추가 지원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지주회사 경영체제로 모든 계열사의 경영이 자율적으로 이뤄져 그룹 차원의 결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LG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은 LG카드 채권단이 요구한 추가 지원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LG카드가 청산될 경우 채권단은 1조8000억원대의 손해를 볼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계는 LG카드의 1조2000억원 증자가 실패해 청산될 경우 채권단은 1조9500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출자전환한 3조5000억원은 전액 손실로 처리되며, 채권회수율 38.8%를 적용할 경우 1조원의 채권 중 3900억원가량을 회수하고 충분한 담보가 확보돼 있는 1조5600억원도 거둬들일 수 있다. 그러나 증자할 경우에 채권단은 3조7900억원을 회수하게 돼 청산할 때보다 1조8400억원이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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