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상대 외환영업 中,시티銀에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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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중국 정부는 외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시티은행에 중국에서 외환영업을 할 수 있도록 20일 허가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말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계기로 금융시장을 적극 개방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다른 외국계 은행에도 비슷한 조치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티은행의 경우 일단 상하이(上海)지점에서만 중국인의 외화 예금과 대출이 허용됐다.

이에 따라 시티는 이번 주중 상하이에 지점 한개를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시티는 곧 베이징(北京)·광저우(廣州)·선전(深?) 등 다른 지점에도 외환영업이 허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은 중국 내 다국적 기업만을 대상으로만 영업할 수 있었다.

외국계 은행들의 뛰어난 마케팅 능력과 서비스 수준에 중국 국내은행이 밀리게 될 것을 우려해 업무영역을 이같이 엄격히 제한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시티은행으로 외화예금 계좌를 옮기게 될지는 불확실하다. 위안화 예금은 여전히 국내 은행에 둬야하는 불편이 따르기 때문이다.

중국이 WTO에 제시한 계획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은 앞으로 2년 내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위안화로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 줄 수 있게 되며, 개인고객을 상대로 이같은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은 5년 후에나 가능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 전체 예금에 대한 외국계 은행의 점유 비율이 현재의 2%에서 10년 후에는 10%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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