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디카' 대입 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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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7일 실시한 중국의 대학입시 현장에서도 휴대전화.디지털 카메라 등 첨단기기를 동원한 입시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행위는 중국 동북부의 산둥(山東)성과 중부의 후베이(湖北)성.허난(河南)성 등에서 확인됐다.

◆ 사례=산둥성 허쩌(荷澤)시는 지난 9일 열린 2004년 대입 시험 결산 회의에서 교사 15명과 수험생 70여명을 사법처리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6월 실시된 대입 선발 시험에서 부정을 저지른 혐의다. 자세한 수법은 밝히지 않았다. 드러난 것은 지역 간부의 아들이 사람을 사서 대리시험을 치른 사례가 전부다. 그러나 대리시험뿐 아니라 휴대전화를 이용한 답안 전송 수법도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둥성 성 정부가 내린 지시 때문이다.

내년부터 모든 시험장에 전자장치를 식별하는 기계와 당사자 여부를 확인하는 지문 식별기, 휴대전화 소지 여부를 알아내는 전파탐지기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허난성 인민법원은 지난 9월 22일 대입 부정을 조종한 브로커 11명에게 징역 1~2년씩을 선고했다. 이들은 학생과 학부모 등으로부터 1000위안(14만원)에서 9300위안(약 13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후베이성에서도 지난 6월 대입 고사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 3건을 적발했다. 해당자의 모든 과목의 시험 성적을 취소했다.

◆ 수법=허난성 법원이 밝힌 부정행위는 기업형 브로커가 상황을 일괄 관리해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시험감독관을 매수해 자기 측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눈감아주게 한다. 다음 일당인 학생이 디지털카메라로 시험지를 촬영해 고사장 밖으로 가지고 나온다. 밖에는 교사 10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즉석에서 문제를 푼다. 답안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전송한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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