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뽑는 인재'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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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취업난 시대에 기업의 면접관들도 구직자 못지않게 분주하다. 사람을 뽑는 요령을 배우기 위해 합숙훈련을 하는 한편 ▶별도의 특별 강좌를 듣고▶채용정보업체에서 위탁교육도 받는다. 석.박사급의 고학력자나 토익 고득점자 등 수준 높은 지원자들을 가려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KT는 올해 하반기 공채를 앞둔 지난 10월 말 면접관 40여명은 2박3일간의 합숙훈련을 받았다.

KT 관계자는 "합숙 동안 KT에 맞는 우수한 인재를 고르는 면접요령을 주로 가르쳤다"고 말했다. 70명을 뽑은 KT의 공채에는 석.박사급 고학력자와 토익 고득점자 등이 다수 지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면접관 80명에게 심리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와 사내 면접 베테랑으로 통하는 사장급 임원의 특강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면접장에 들어가면 면접족보와 모범 답안을 구해 앵무새처럼 번지르르한 답변을 늘어놓는 지원자들이 많아 면접관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공채에는 200여명 모집에 6000여명이 몰렸다.

기업들이 면접관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신입사원 이탈률을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다. 재계의 관계자는 "면접관 교육에서는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를 뽑는 방법뿐 아니라 충성도 높은 지원자를 가려내는 방법도 중요하게 다뤄진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이탈률이 갈수록 높아지자 기업들이 '충성도가 높으면서 자사에 맞는 인재'를 면접 자리에서 일찌감치 가려내 이탈률을 낮추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 10명 중 3명꼴로 한달 내에 이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우리은행.대림산업.고려개발.남부발전.현대산업개발 등이 올 처음으로 면접관 교육을 했고 몇년 전부터 면접관 교육을 해온 대우증권과 제일은행.KTF 등은 채용정보업체의 위탁교육을 새로 추가하는 등 면접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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