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투자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민연금기금이 해외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을 2014년까지 25%로 대폭 확대하고 국내 주식 투자 비중도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국민연금 중장기 마스터플랜기획단(단장 고려대 이필상 교수)은 최근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최적의 포트폴리오(자산배분) 방안을 보건복지부에 보고했다.

이 방안은 이달 말께 공청회를 거쳐 정부 안으로 확정되면 내년 2, 3월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2006년부터 시행된다.

기획단 안에 따르면 해외부문 투자는 10월 말 현재 국민연금기금(130조원)의 3.3%에서 2009년까지 11.6%로 크게 늘어난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은 0.2%에서 3.9%로, 채권은 3.1%에서 7.7%로 늘어난다.

기획단은 특히 2014년까지 해외 투자를 전체 기금의 25%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일단 2009년 목표치는 약 12%로 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금 기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투자로는 포트폴리오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해외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획단 회의에서는 전체 기금의 38%(주식 18%, 채권 20%)까지로 해외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이 경우 국내 채권 중 국민연금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국내 주식 투자 비중도 상당히 늘어난다. 올해 10월 말 현재 전체 기금의 7.1%인 9조3000억원이 투자됐으나 2009년에는 29조9000억원(10.7%)으로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럴 경우 매년 4조원의 연금기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연금기금의 비중이 현재 2.6%에서 4~7%로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에서 연금의 영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부동산.사회간접자본(SOC) 등 대체 분야 투자액도 지금의 2000억원에서 8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채권 투자 비중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채권 투자액은 107조3000억원에서 2009년 206조4000억원으로 절대 액수는 늘어나지만 전체 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7%에서 73.7%로 줄어든다.

기획단은 국민연금의 의결권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못 냈다.

신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