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서 무료 웨딩마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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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결혼 시즌이 다가오면서 무료 야외 예식장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예식비용을 줄이고 화사한 햇살 아래 울긋불긋한 봄꽃을 배경으로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어 예비 신랑·신부들의 관심이 높다.

남산공원 식물원 앞 분수광장을 비롯해 동작구 보라매공원, 양재동 시민의 숲과 용산공원도 15일부터 오는 11월 15일까지 무료 예식장을 개방한다.

이들 야외 예식장은 예식에 필요한 방송시설·폐백실·연단·꽃길아치·카펫 등을 갖추고 있다. 보라매공원과 용산공원은 넓은 잔디광장을 자랑한다. 시민의 숲에선 '숲속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아크릴 지붕이 설치돼 있어 비가 와도 걱정없다.

잠실종합운동장 야외 예식장도 손색없다. 잠실종합운동장 앞 8천여평의 녹지에 예식장 두 곳이 꾸며져 있다. 제1예식장은 계절에 맞는 꽃들로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제2예식장은 분수대가 배경이다.

자치구들이 관리하는 공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양천구 목동 파리공원·오목공원·양천공원 등과 종로구 세종로공원(세종문화회관 옆)·원서공원(계동 현대사옥 옆)·북악팔각정(평창동)등이 이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실내에서 무료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과 서울시내 각 경찰서 강당도 인기를 끌고 있다. 돔형 천장과 유리계단이 설치된 녹사평역은 비누방울·드라이아이스 등의 무대장치를 마련했다. 신랑·신부가 지하 2층에서 지하 4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역 광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이 일품이다.

역사평역 역무원 명재용씨는 "이색적인 결혼식이어서 관심이 높아 지난해 일곱쌍이 결혼했고 올해도 벌써부터 예약이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본청과 중부 등 15개 경찰서 강당을 주말과 휴일·공휴일에 무료 예식장으로 사용토록 개방하고 있다.

지난해 봄 남산공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인석(32·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예식장을 구하느라 애를 먹지 않고 널찍한 공간에서 여유있게 예식을 올려 멋진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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