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도 아저씨 나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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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아저씨'엔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고 소박한 이미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수한 용어가 된 '아줌마'의 다른 한편엔 그 못지 않은 '아저씨'가 있다. 인터넷 사이트 '주부 라이프'(www.jubulife.pe.kr)게시판에 아줌마들이 풀어놓은 '꼴불견 아저씨'들의 모습을 모아봤다.

1. 지하철에서 다리 쫙 벌리고 두 사람 자리 혼자 차지한 채로 냄새 풍기며 옆 사람에게 쓰러질 듯 꾸벅 꾸벅 조는 아저씨.

2. 남들 앞에서 부인 흉을 보거나 "내 마누라는 순종적이야"라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아저씨.

3. 식당에서 메뉴판에 없는 음식을 억지로 주문해 놓고 집에 전화 걸어서 반찬 일일이 참견하는 아저씨.

4. 지하철에서 남학생이 떠들면 가만히 있다가 여학생이 떠들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야단 치는 아저씨.

5. 예쁜 여자가 걸어오면 멀리서부터 위 아래로 계속 쳐다보다가 뒤돌아서 엉덩이까지 다 봐야 직성이 풀리는 아저씨.

6. 지하철에서 스포츠 신문의 야릇한 사진이나 기사를 코박고 들여다보는 아저씨.

7. 휴대폰 스티커까지는 애교, 마시마로 티셔츠에 금목걸이까지 나이값 못하고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아저씨.

8. 갈비집에서 갈비 자르는 아줌마 손 잡고, 음식점 종업원들에게 무조건 반말하는 아저씨.

9. 회식 자리에서 젊은 여직원과 블루스 한 번 추려고 설치는 아저씨.

10. 화장실 들어가기 전에 바지 지퍼 내리고 나와서 지퍼 올리는 아저씨.

11. 수 틀리면 '왜 반말이야''너는 애미 애비도 없냐?''여자 주제에'등 엉뚱한 말로 트집잡는 아저씨.

12. 평소엔 점잖다가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껌 짝짝 씹고 길거리에 침 뱉는 아저씨.

13. 생긴 건 멀쩡한데 만원 전철·버스 안에서 젊은 여자에게 접근해 몸을 대는 아저씨.

14. 가슴까지 바지 끌어 올려 입고, 까만 양복 바지에 흰 양말 신은 아저씨.

정리=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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