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약간 나아져 인권 北 여전히 최악" : 美국무부 보고서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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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일 발표된 '2001년 세계 인권보고서'에서 미국 국무부는 전년도에 비해 한국의 인권은 향상됐지만 북한은 여전히 '열악한(poor)' 상태라고 평가했다.

◇북한=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 있어 북한부분이 강경해지지 않을까 관심을 끌었으나 대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같은 공산국가인 중국을 '권위주의(authoritarian) 국가'라고 묘사한 반면 북한은 '독재체제(dictatorship)'라고 못박았다. 보고서는 북한은 여전히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권리가 없고 처형과 실종에 관한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 형법은 '조국해방 투쟁을 억압하는 목적으로 제국주의자와 손잡은 행위'에 대해 사형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 지도부는 인권에 관한 국제규범을 국가와 당의 목표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적었다.

◇한국=한국 정부의 인권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경찰의 가혹행위, 여성 차별, 국가보안법의 인권침해, 인신매매 등의 문제가 여전하지만 여러 면에서 개선조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여성부와 국가인권위 신설, 교사노조 결성 금지조치 해제, 공공분야의 주5일 근무제 검토 등의 사례가 제시됐다.

그러나 언론세무조사의 정치적 의도 개입 의혹과 검찰의 불공정성 등은 새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세무조사로 언론을 통제하려 한다"는 주장과 "세무조사는 합법적이며 오래 전에 했어야 할 일"이라는 정부측 시각을 함께 소개했다.

또 "상당한 규모의 불법 감청·감시가 계속되고 있다"는 인권단체의 주장이 인용됐다.

◇기타=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킨 대(對)테러전을 '인권 성공사례'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종교 및 소수 민족에 대한 탄압과 임의체포·고문 등을 자행해 인권을 유린했으며, 일본에서는 '원조교제' 등 아동 매춘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체첸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종·고문·처형 등이 저질러졌다고 지적했다. 국무부의 론 크레이너 차관보는 "동맹국의 인권상황을 무시하는 것은 실수"라면서 "인권은 앞으로 미국과 동맹국간의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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