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집단 성폭력사건' 유명인 악성루머 난무

중앙일보

입력

밀양 청소년 집단성폭력사건에 대한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정치인을 비롯한 밀양지역 유명인사들이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고 오마이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악성 루머에는 지역 출신인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을 비롯해, 이상조 밀양시장과 도.시의원 등의 아들이 가해자 가운데 끼어있다는 내용이다. 또 악성루머 속에는 밀양지역 조직폭력배가 가해 청소년의 부모들이고, 이들 유명인사와 조직폭력배가 나서서 사건를 축소시키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사건이 터진 뒤 밀양시청과 김용갑 의원 홈페이지를 비롯해, 밀양경찰서나 밀양시교육청 등 지역 주요 기관 홈페이지에는 하루 수십 ̄수백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속에는 유명 인사의 아들들이 관련되어 있지 않느냐는 글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사건 가담자의 부모들 중에는 정치인이거나 유명 인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교조 밀양지회 한 관계자는 "고교생들의 부모가 누구인지는 교사들이 제일 잘 알지 않겠나. 현재까지는 정치인 등 유명인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 만약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지금이 어느 시대냐. 다 드러날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울산남부경찰서 관계자도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부모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악성 루머가 계속되자 김용갑 의원 홈페이지 관리자는 10일 '밀양지역 사건 루머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긴급 공지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 관리자는 "김 의원의 아들은 막내가 이미 37세이고, 세 아들 모두가 서울에서 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다. 제일 큰 손자도 초등학생이다"고 밝혔다.

또 공지글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경찰에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수는 있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지역구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선처를 부탁한다거나 하는 일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다"면서 "김 의원 역시 이런 사건이 밀양에서 벌어진 것에 대해 지역의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가슴아프게 생각을 하고 있으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대책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 홈페이지 관리자는 "사건의 진상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일부의 악의적 루머를 퍼다 나르는 행위를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이러한 악의적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일부의 철없는 실수일 것이라 판단하여 1차적으로 삭제 조치만 하겠지만, 서버의 접속 기록은 모두 남겨놓을 것이며, 앞으로 또 다시 이런 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 덧붙였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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