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WMD 조작 거부한 전 CIA 간부…"보복 경질됐다"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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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고위 관리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보고서 조작을 거부해 이에 대한 보복으로 경질됐다며 CIA를 상대로 지난 3일 소송을 냈다고 9일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원고는 지난 8월 '특정한 이유없이' 경질된 CIA 고위 관리다. 중동 출신으로 CIA에서 23년간 일하면서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수집하는 데 관련된 비밀 작전에 참여해 왔다. 원고의 변호인 로이 크리거는 "원고는 보고서를 통해 그들의 관료주의적 독단을 반박했지만 그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크리거 변호인이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를 고의로 조작해 대통령을 현혹시킨 문제 등 이번 소송이 제기하고 있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CIA의 포터 고스 국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CIA의 애냐 길셔 대변인은 이번 소송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CIA 간부들이 직원들에게 보고서를 조작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은 결단코 거짓이다. 우리의 임무는 본대로 사실만 보고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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