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젊은 강자들 해설장 '밀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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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젊은 현역 강자들이 줄줄이 해설에 나서고 있다. 전에 볼 수 없던 바둑계의 신풍속도다. 목진석8단.송태곤7단.안조영8단.조한승8단.박영훈9단.이세돌9단.최철한9단 등 정상급의 10~20대 강자들이 인터넷 해설을 심심치 않게 맡고 있다. 스포츠 등 다른 종목에선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다.

바둑은 수 차이가 너무 나면 해설 자체가 불가능한 속성이 있어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달리 현역 해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바둑에서도 해설은 외도에 속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 기사는 "어차피 검토해야 할 큰 바둑인데 해설을 하면 공부도 되고 용돈도 생기니까 …"라며 가벼운 기분으로 해설에 나선다.

그러나 해설은 위험이 뒤따른다.

해설에는 실전과 달리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다. 분위기도 긴장감 넘치는 실전과 딴판이다.무엇보다도 집중력의 차이가 너무 크다. 자칫 이 같은 호흡이 몸에 배면 그것이 실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사가 해설을 맡으면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해야만 했다. 보급기사를 자처했던 김성룡9단이 전자랜드배에서 우승한 것이 큰 화제였던 것도 바로 그것이 너무도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바둑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강자들의 해설, 과연 약(藥)일까 독(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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