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TV가이드] 흑인사회에 스며든 차별과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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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의 흑인 차별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TV로도 방영됐던 알렉스 헤일리 원작의 '뿌리'는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끌려온 노예들의 비참한 역사를 잘 보여주었다.

1953년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라시드 부샤렙 감독의 '리틀 세네갈'도 노예제의 상처를 다룬다. 그런데 접근 방식이 새롭다. 흑인과 백인 사이의 차별은 물론 흑인 간의 갈등을 주목한다. 이제 미국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떠오른 흑인 사회 내의 차별을 건드리는 것. 2001년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같은 해 부산영화제에서도 선보였던 영화다.

'리틀 세네갈'은 미국 뉴욕 할렘 서쪽에 있는 세네갈 이민자 거주 지역, 혹은 북아프리카 공동체를 가리킨다. 세네갈의 노예 박물관에서 30년 넘게 가이드로 일해온 65세의 노인 알론이 200여 년 전 노예로 팔려갔던 선조의 발자취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가 발견한 것은 새로 미국에 온 아프리카인과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 사이의 배척과 반목. 감독은 노예제가 남긴 고통과 가족애, 마약 복용, 여성의 사회적 책임, 인종 차별 등 묵직한 주제를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적 영상에 담았다. (감독: 라시드 부샤렙, 주연:소티구이 코야테.샤론 호프, 제작:2001년, 장르:드라마, 원제:Little Sena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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