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본21 “청와대, 직언형·소통형 참모로 전면 개편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이 8일 청와대 참모진을 조기에 전면 개편하라고 요구했다. 모임의 간사인 권영진·황영철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청와대 참모진을 직언형·소통형 참모로 즉각 개편하고, 새로운 인사들이 중심이 돼 국정운영방식과 인사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 인사 쇄신을 요구한 것은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9일엔 초선 의원 88명이 전원회의를 열어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 쇄신을 촉구할 예정이다. 권 의원은 청와대 정무·홍보·민정·국정기획 수석 등을 직접 거명하며 “이들을 포함한 전면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정·청 쇄신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권 의원은 “쇄신이 흐지부지되면 다 같이 죽게 된다”며 “대통령실장의 사의 표명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막는 것이라면 이는 반(反)혁신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7·28 국회의원 재·보선 이후가 아닌 이른 시일 내에 청와대가 답해야 한다”며 “우리의 요구와 다른 방향의 답이 나오면 더 강하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라고도 했다.

민본 21은 ▶청와대의 당 인사 불개입 ▶새로운 리더십 형성을 위한 전당대회(전대) 개최 ▶선거 패배 책임자의 전대 불출마 ▶개혁적 인사로 비대위 구성 등도 요구했다. 민본 21은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4대 강 사업 등도 논의했다. “4대 강 사업도 마구 밀어붙이기보다는 여론을 듣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한다. 민본 21은 중립성향의 권·황 의원과 김성식·김세연·박민식 의원 외에 친이 성향의 권택기·김성태·신성범·윤석용·정태근·주광덕 의원, 친박 성향의 김선동·현기환 의원 등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비상대책위 구성과 관련, “젊은 의원을 많이 포함시키겠다”며 “그러기 위해 내일(9일) 열리는 초선 전원회의에 비대위 구성안을 짜보라고 했다. 그 안을 반영해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대위 구성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본 21의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선거운동 책임을 진 사람들이 시류에 휩쓸려 청와대에 총질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안함 사건과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안주해 선거운동을 안이하게 한 의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가영·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