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도 외환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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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석유대국 베네수엘라가 정정불안과 외국자본 이탈, 화폐가치 폭락 등으로 아르헨티나와 유사한 위기를 맞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환율 방어를 포기한다고 발표하자 13일 외환시장에서 베네수엘라 볼리바르화는 무려 19%나 떨어진 달러당 9백80.50을 기록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12일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그동안 시행해온 환율통제를 포기하는 한편 올해 정부 예산을 7% 삭감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환율방어를 위해 60억달러를 쏟아부었다.그 결과 현재 외환보유액은 1백30억달러에 불과하다.

경제가 이 지경에 몰린 것은 전체 수출의 80%,재정수입의 50%를 차지하는 석유산업이 유가하락으로 인해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현재 재정적자는 80억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는 1998년 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의 선심정책도 한몫했다. 차베스는 아울러 재계·노동계·종교계와도 끊임없는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군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자본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차베스는 국민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내와 협조를 호소하고 있으나 민심은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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