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돋보기] 차에 가스총 싣고 다니는 40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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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총과 흡사한 가스총

포커 도박판에서 돈을 잃자 홧김에 가스총을 들이대고 판돈을 빼앗은 40대가 붙잡혔다. 천안에 사는 오모(45·노동)씨는 지난달 14일 낮부터 아산신도시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도박판에 끼었다. 오씨는 한모(47·노동)씨등 4명과 속칭‘세븐오디’포커 도박판을 벌였다.

계속 돈을 잃던 오씨는 오후 8시쯤 갖고 있던 돈 300만원을 모두 잃었다. 다급해진 오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씨 등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도박판에 낀 4명은 모두 오씨에게 돈 빌려주는 걸 거부했다.

그러자 화가 난 오씨는 자신의 승용차로부터 3월께 청주의 친구로부터 빌린 가스총을 들고 나왔다. “러시아로부터 밀수입한 진짜 총”이라고 위협하면서 4명에게 폭행까지 했다. 그리고 오씨는 판돈 120만원 정도를 4명으로부터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

경찰은 한 피해자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오씨 검거에 나섰다. 피의자의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경찰은 5일간 잠복한 끝에 지난달 31일 은신처인 천안 구성동에서 오씨를 검거했고 증거물로 가스총과 탄알 5발, 탄띠를 압수했다. 나머지 피해자 세 명을 오씨의 보복이 두려워 피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아산경찰서 수사과 강력2팀 김민규 경위는“피의자가 사용한 가스총은 예전에 경찰이 사용하던 것과 같은 제품으로 실제 총과 흡사하다”며 “이를 사용하려면 총포도검화약류 관리법에 따라 소지 등록해야 하며, 이를 타인에게 빌려줄 경우 처벌받는다”고 말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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