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 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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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작곡가 겸 프로듀서 이경섭(31)씨는 "발라드곡을 만들 때는 내 정서가 고스란히 표현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섯장의 앨범을 합쳐 1천만장을 판매한 1990년대 후반의 최대 히트 가수 조성모씨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95년 초 조성모씨를 처음 만났어요. 열정만 있을 뿐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原石)같은 신인이었죠. 내성적인 성격이었고…. 뭔가 감춰진 가능성과 끼가 보여 제가 GM기획 김광수 사장에게 소개했습니다."
결국 조성모씨는 대표적인 성공 기획가수로 부상했다.1집 '투 헤븐', 2집 '포 유어 솔',2.5집 '가시나무', 3집 '아시나요', 4집 '잘가요 내 사랑'을 모두 이씨가 만들고 앨범 프로듀싱도 했다.
가수로서 조성모씨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씨는 "자기 연출 능력이 있는 가수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논란 속에 거액을 받고 소속사를 옮긴 조성모씨와 5집도 함께 만들 것이냐는 물음에는 "이제 각자 새로운 길을 모색할 시점인 것 같다"고 답했다.
97년 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92년 듀오 미스터 투에게 '나의 토요일'을 주면서 작곡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듬해 김정민에게 준 곡 '슬픈 언약식'이 히트하면서 인기 작곡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여성 듀오 비비의 '비련', 벅의 '맨발의 청춘', 김경호의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등 히트곡을 연달아 내놨다.
94년 MBC드라마 '종합병원'음악을 담당했고, 영화 '천사몽' 음악도 맡았던 그는 방영 중인 KBS2 드라마 '명성황후'와 MBC 드라마 '그 햇살이 나에게'의 음악도 만드는 등 드라마·영화 음악 쪽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인테리어·요리 같은 분야에도 호기심이 많다. 10년 넘게 음악에만 매달려 왔는데 올해는 꼭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글=최재희·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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