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NBC 한인 2세 지니 엄 "9·11 테러방송 계기로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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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인 2세 여성인 지니 엄(한국명 엄진의.32)이 미국 케이블 네트워크 MSNBC에서 리포터 겸 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MSNBC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NBC방송이 공동 운영하는 회사다.

엄씨는 1991년 NBC방송에서 인턴(조사직)을 마친 뒤 몇몇 방송국을 거쳐 지난해부터 MSNBC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중에는 새벽 뉴스의 긴급뉴스 리포터로, 주말엔 두 시간짜리 뉴스 프로의 앵커로 일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 엄호택씨는 뉴욕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신문사를 운영했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시카커스에 있는 MSNBC 스튜디오에서 새벽 방송을 막 마친 그를 만났다.

-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앵커는 몇 명이나 되나.

"전국 네트워크에 6~7명 있다. 남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

- 왜 여성만 발탁되나.

"한국계 남자의 경우 아시아계 스타 남성 앵커가 없어 발탁되지 않은 것 같다. 중국계인 카니 정이 소수계 여성앵커 발탁의 물꼬를 튼 이후 한국계 여성 앵커도 기회를 갖게 됐다."

- 앵커로서의 사명감과 보람은.

"뉴스를 쉽게 전달하고 싶다. 기사를 앵무새처럼 읽는 시대는 지나갔다. 국내외 뉴스를 모두 꿰뚫고 있어야 한다. 보도로 인해 어려운 사람들의 나쁜 환경이 개선될 때 보람을 느낀다."

- 존경하는 앵커가 있나.

"바버라 월터스다. 그는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피델 카스트로를 인터뷰하면서 그를 신사로 만들었다. 마력을 가진 앵커다."

- 경력은.

"미들베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NBC 인턴을 거쳐 워싱턴주 스포케인 KHQ-TV에서 리포터.카메라기자.엔지니어를 겸하는 '원 맨 밴드'로 시작했다. 그 뒤 텍사스주의 NBC방송 제휴사인 KPRC-TV와 워싱턴의 WTTG-TV에서 활동하다 MSNBC로 옮겼다. 9.11테러 이후 사고현장에서 5주간 연속 방송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아 40대 1의 내부 경쟁률을 뚫고 주말 앵커가 됐다."

- 예비 언론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전공은 관계없다. 프로 기질이 가장 중요하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지식을 넓혀야 한다. 대충대충 하려는 자세는 금물이다."

시카커스(뉴저지주)=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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