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변화는 제품 라인을 세분화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여성용 세트만 있었던 2004년에는 면도기를 넣은 남성 전용 세트를 기획했다. 2008년에는 한방 샴푸와 린스, 샤워젤까지 넣은 ‘오리엔탈 세트’란 이름의 고급형 제품도 내놨다. 또 간편하게 쓰고 버릴 수 있는 1회용 세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남성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비누·샴푸 등을 빼고 치약·칫솔·면도기로만 구성한 ‘초간편’ 세트도 출시했다. 제품 구성에도 수시로 변화를 준다. 초기 남성용 세트에는 면도기만 있고 셰이빙폼이 없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지난해 4월부터 비누를 추가했다.
포장에 신경 쓴 것도 성공 비결이다. 포장 재질이 추운 겨울 날씨를 못 견뎌 찢어진다는 불만이 나오자 여름·겨울용 세트의 포장을 다르게 만들었다. 금속으로 만든 일반형 지퍼가 잘 고장 난다는 의견에 따라 플라스틱 지퍼로 교체하기도 했다.
포장 디자인으로는 지난해 4월부터 일러스트(만화 시각디자인)를 활용했다.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일러스트로 담았다.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 쓰고 난 다음에도 용기를 갖고 다니고 싶게끔 디자인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은 2007년 2월부터 명절 선물세트 기획팀원 3명이 여행용 세트 제작까지 맡고 있다. 일년 내내 수시로 여행용 세트 개발에 투입되는 인원이다. 김노진 마케팅담당 브랜드매니저는 “여행용 세트는 단순히 용량만 줄여 내놓는 ‘미니’ 세트가 아니다. 소비자 조사를 통해 가장 선호하는 제품만 골라 끊임없이 시험한 끝에 내놓는 세트”라며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할수록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여행용 세트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