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데뷔 첫 완봉 ‘아기 호랑이’ 양현종…9연승으로 다승 단독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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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삼성 박진만을 삼진으로 잡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KIA 제공]

KIA 투수 양현종(22)이 데뷔 4년 만에 첫 완봉승을 따내며 다승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전을 앞두고 양현종은 “말할 힘도 아껴야 된다”며 웃었다. 양현종은 자신의 말대로 마운드에서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3연승 중이던 삼성 타선을 상대로 단 4안타만을 허용하며 9회까지 9탈삼진·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1패)째를 올려 카도쿠라(SK)와 류현진(한화·이상 8승)을 제치고 다승 단독 1위가 됐다. 1패 뒤 9연승이다.

양현종은 최고 시속 149㎞의 묵직한 직구로 삼성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1회 채태인, 4회 신명철과 최형우 등을 상대로 잡아낸 삼진은 모두 직구였다. 9회에는 직구를 노리고 달려드는 김상수와 오정복을 변화구로 삼진 처리하는 여유도 보였다. 투구수는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129개였으며 그중 86개를 직구로 던졌다. 힘을 앞세운 피칭을 했지만 제구력도 정교했다. 볼넷은 두 개뿐이었고, 2루타 이상 장타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경기 후 “볼끝이 좋아서 힘으로 밀어붙였다. 삼성 타자들이 잘 쳐서 승부를 빠르게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9회 2사 후 신명철에게 볼넷, 채태인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4번타자 최형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그동안 완봉은 물론 완투승도 기록한 적이 없다. 양현종은 “위기는 9회였다. 마음이 들떠서인지 공도 안 좋았다. 완봉을 의식하다 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위기 때는 숨을 고르면서 평상심으로 돌아가라는 이강철 투수코치의 말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2년 전 KIA에서 함께 생활했다가 지난달 심장마비로 사망한 호세 리마 생각도 많이 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KIA 타선에서는 부상 중인 김상훈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차일목이 팀의 2타점을 혼자 올렸다.

선두 SK는 인천 문학구장에서 한화를 2-1로 꺾었다. LG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4번타자 이병규의 2안타·4타점 활약으로 롯데를 누르고 최근 4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두산에 7-1로 이겨 3연패에서 벗어났다.

대구=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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