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참숯제습제' 이주연 피죤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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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를 제거해주는 '제습제' 시장에 돌풍을 몰고온 피죤의 '참숯제습제'. 올 여름 시장에 나온 이 제품은 출시 6개월 만에 제습제 시장의 10%를 차지했다. 옥시의 '물 먹는 하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사람은 피죤의 이주연(40.사진)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숯을 넣으면 냄새까지 없애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살림을 하면서 낸 아이디어가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 부사장은 1996년까지 살림을 하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리던 화가였다. 서강대 영문과를 나와 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강단에서 회화를 가르쳤고 작품전을 열기도 했다.

그러다 아버지인 피죤 이윤재 회장을 돕기 위해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이 부사장은 "처음에 재무제표를 보는데 가계부보다 '0'이란 숫자가 많이 붙어 있는데 놀랐다"며 "주부라는 점이 생활용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제품개발에 주부의 시각을 반영하겠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생각이다.

이 부사장은 주말에 밀린 빨래.청소.설거지를 손수 한다. 피죤의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제품들을 잔뜩 가져다 놓고 집안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장단점을 분석한다. 미국 유학 중에는 시중에서 새로 나온 각종 생활용품을 한 박스씩 포장해 이 회장에게 꼬박꼬박 보냈고 그때마다 사용한 소감도 곁들였다.

이 부사장은 화가로 활동한 경험이 제품의 디자인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피죤은 지난 8월 절반이 넘는 제품의 디자인을 싹 바꿨다.

이 부사장은 "생활용품은 마진이 박해 디자인에 투자하는 여력은 크지 않지만 소비자의 눈이 높아진 만큼 제품 디자인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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