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세…어떻게 투자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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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조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이를 은근히 고대해 왔다.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상승 장에서 외국인이 독식(獨食)하자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 이번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잔뜩 별러 왔던 게 사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국내 기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언저리로 밀리자 활발히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21일 증시도 기관들 덕분에 반등했다.

하지만 아직은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조정 기간이 길어지고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기다리면 좀 더 싼 가격에 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조언한다.

◇ "종합지수 650선까지도 가능"=삼성증권은 21일 장세진단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9월 이후 시작된 대세 상승장은 1월 초 지수 750을 고점으로 1차 상승국면을 마감하고 조정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낸 유승민 연구위원은 "과거 대세상승 때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분석하면 이번 조정국면은 일단 지수 20일 이동평균이 걸려있는 700선 근처를 방어선으로 삼겠지만, 결국 60일 이동평균이 지나는 650선까지도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정 국면도 구정 연휴 전인 2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도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선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등 각국 증시의 조정폭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증시만 상승세를 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 역시 조정의 깊이는 지수 640선 근처, 조정 기간은 2월 중순께까지로 내다봤다.

하지만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2월초까지 쉬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지수 700선은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 매수세가 탄탄한 편이라 가격 조정보다 기간조정의 양상을 띨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길게 보면 블루칩, 짧게 보면 내수주"=길게 보는 투자자라면 역시 대형 우량주를 사들일 기회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ING베어링증권은 21일 '한국증시 투자전략'보고서를 통해 "연내 지수 880까지 가는 큰 상승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조정국면을 이용해 삼성전자(목표주가 41만5천원).국민은행(6만7천원).현대차(3만5천5백원).LG전자(3만7천6백원) 등 우량주를 편입하라고 권유했다.

삼성증권(5만6천8백원).신세계(18만원).엔씨소프트(21만원).대한재보험(4만3백원) 등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교보증권은 두가지 포트폴리오(투자자산 종목 구성)를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 다음 상승국면에 대비해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를 사둬야겠지만, 단기적으론 백화점.음식료.제약 등 내수관련 우량 가치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조정국면에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표 수석연구원은 "과거 대세상승 때도 상승국면에선 경기민감 우량주들이 주도하고, 조정국면에선 우량 내수주들이 반짝 수익을 내는 현상이 반복됐다"며 "두가지 투자를 병행하는 유연한 대응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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