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상가 임대료도 뜀박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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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학원을 차리려면 보통 6개월은 기다려야 합니다. 학원이 들어설 만한 상가 공급은 제한돼 있는 데 반해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지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붐타운 공인중개사무소 이승민(39)사장은 사설 전문학원이 몰려 있는 '학원 1번지' 대치동 일대 상권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 때문에 대치동 일대에선 아파트에 이어 상가 임대료와 권리금도 뜀박질하고 있다. 대치동 학원가는 도곡동길 롯데백화점 주변과 은마.선경.청실아파트 등이 가까운 남부순환로 주변에 몰려 있다.

이곳은 대로변이라도 모두 일반주거지역이어서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지상 3~5층짜리인 기존 건물도 지은 지 10년을 넘긴 곳이 많다.

상가 임대료는 음식점.부동산중개업소.패스트푸드점.약국 등이 주로 들어선 1층은 전세 기준으로 평당 1천만~1천5백만원, 학원이나 소규모 병원 등이 많은 2층 이상은 평당 3백만~4백만원 선이다.

1년 전에 비해 20~40%,2년 전보다 1백% 정도 올랐다. 50평짜리 학원이라면 대로변의 경우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2백50만원, 이면 도로 쪽은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2백만원 정도다.

임대료에 관계 없이 세입자끼리 주고받는 권리금도 많이 올랐다.1층 부동산중개업소 자리는 평당 5백만원 선이며,2층 이상 학원 자리가 평당 1백만원 선으로 2~3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1백평짜리 학원을 개설하는 데 1억원의 자릿세를 줘야 하는 셈이다. 주변의 다른 상권에 비해 임대료가 10% 정도 더 올랐지만 유명세나 대기 수요자에 비해 임대료 상승 폭이 크지 않다고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한다.

특히 임대료가 비싼 1층을 제외하고는 층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학원들로 상권이 형성되다 보니 2층 이상이면 층별로 임대료 차이가 별로 없다.

대치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권리금을 더 주고서라도 들어오려는 수요자는 많지만 장사가 잘 돼 한 번 들어오면 나가는 임차인이 거의 없다"며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만큼 상가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터원컨설팅그룹 원창희 사장은 "대치동은 수요가 워낙 많은 데다 내년부터 시행될 상가임대차 보호법 등의 영향을 받아 임대료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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