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 "황장엽 방미권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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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미국 정부는 미 하원의 국제관계위원회와 공화당 정책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비서의 방미(訪美) 의회증언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黃씨의 출국 허용을 권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 공화당 정책위원장 등 의원 3명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는 黃씨와 (黃씨의 비서) 김덕홍씨가 미국 여행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한국 정부에 권유(encourage)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미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그동안 黃씨의 방미 문제에 대해 유지해온 '불개입' 입장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폴 켈리 의회담당 차관보 명의로 된 이 서한에서 국무부는 "의원들이 黃씨에게 보낸 방미 초청장은 黃씨를 만나겠다는 미 의원들의 '공식요청(formal request)'을 의미한다는 점을 한국 정부에 통지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서한은 아울러 "黃씨의 높은 신분과 그의 방미를 둘러싼 특수환경을 고려해 국무부는 그의 방미에 앞서 (테러)위협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한국 정부와의 협의 결과를 의원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9일 콕스 의원과 하원 국제관계위의 헨리 하이드 위원장(공화), 톰 랜토스 민주당측 간사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黃씨의 방미를 위해 국무부가 한국 정부와 교섭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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