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하’ 부끄러운 투표율 … 이번엔 투표 합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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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1일 밤 12시를 끝으로 후보들은 선거운동의 여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후보들이 수많은 공약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지난 선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천안·아산지역 투표율 낮다

역대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총선을 보더라도 충남지역 가운데 천안·아산의 투표율은 유독 타 지역에 비해 저조하다.

제4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2006년(5월 31일) 충남 16개 시·군의 평균 투표율은 55.8%였다. 하지만 천안은 43.7%, 아산은 47.7%에 그쳤다. 다른 지역은 50% 중반에서 많게는 75%를 넘겼지만 두 지역만 유일하게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3회 지방선거(2002년 6월 13일)도 충남 평균 투표율은 56.1%였지만 천안과 아산은 각각 42.3%, 50%에 그쳤다. 타 지역에 비해 5~30%까지 차이가 났다.

2년 전 치러진 18대 국회의원 총선에서의 평균 투표율은 48.2%였다. 천안은 42.2%, 아산은 44.9%에 머물렀다.

충남지역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천안·아산의 투표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젊은층이 두텁고, 시세가 확장되면서 외지인 유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학생들의 투표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정치 불신으로 유권자들이 부동층으로 몰리면서 투표를 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우리지역 참된 일꾼 당신의 한 표가 만든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도 중요하지만 지방선거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우리지역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주민복지와 지역발전, 교육정책을 이끌어갈 일꾼이 누구냐에 따라 천안·아산의 미래가 달려있다. 투표를 하던 안 하던 누군가는 당선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관심 있게 공약을 보고 뽑은 후보자와 그렇지 않은 후보자는 분명 차이가 난다.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유권자의 기대치는 올라가게 되고 후보들은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게 된다. 우리가 생활하는 도시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 손으로 일꾼을 뽑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후보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선거의 경우 모두 8명(도지사·시장·도의원·시의원·교육감·교육의원·비례대표 도의원·비례대표 시의원)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그만큼 많은 후보들의 공약과 신상정보를 훑어 봐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관심을 조금만 가진다면 얼마든지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각 가정에 배송된 후보들의 홍보물을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으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해당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도지사·시장·교육감)의 소속 정당(교육감은 정당 없음)과 대표 공약을 확인 할 수 있다.

도·시의원·교육의원에 대한 인물 정보(사진·정당·학력·직업·경력·주소·재산·병역·납세실적·전과기록) 검색도 가능하다.

4년에 한번인데 꼭 투표해야죠

천안시 쌍용동에 사는 유영순(44·주부)씨는 이번 선거에는 꼭 투표장에 갈 생각이다. 학교에서 투표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지만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에 학부모 입장에서 한 표를 꼭 행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틀 전 도착한 홍보물만 무려 31장에 이른다. 누가 누구인지 아직 잘 모르지만 나름대로 하나의 기준을 정했다. 교육·여성정책에 초점을 맞춰 투표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특히 친환경 무상급식에 포인트를 뒀다. 학교에 다니는 아들(노희창)에게도 또 다른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씨는 “도지사와 시장은 물론 교육감, 교육의원까지 뽑는 선거여서 지난 총선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유세를 직접 들어보진 못했지만 홍보물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지 후보를 선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양원모(26·상명대 산업디자인)씨도 사회에서의 첫 선거에 동참하기로 했다. 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군대에서 투표를 해 본 뒤 생각이 달라졌다. 외부로 비춰지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투표장에 가고 싶지 않지만 투표하지 않고 비판만 하는것이 너무 무책임 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양씨는 “군대 가기 전에는 선거일이면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면서 하루를 보냈는데 군대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뒤로 달라졌다”면서 “‘투표 해봐야 뭐가 바뀌겠냐’며 나름 자신을 합리화시켰지만 지금은 투표에 참여해야만 그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천안선관위 윤명중 홍보계장은 “이번 선거는 많은 후보자가 출마해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이라도 정당과 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세심하게 살피면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계장은 “정책과 공약을 비교해 보고 자질을 따져 우리지역을 위해 헌신할 적임자가 누구인지 꼭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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