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자리 고검장급 6명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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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승남(愼承男.사시 9회) 검찰총장 후임에는 검찰 내에서 사법시험 11, 12회 출신의 고검장급 6명이 후보로 올라 있다.

이중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부패 척결 의지와 지연.학연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인사원칙을 감안할 때 차기 검찰총장은 비호남 인물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또 총장과 사법시험 동기들이 퇴진하는 관행을 고려할 때 사시 12회가 총장이 될 경우 정권 말기에 '혁명적인' 검찰 인사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에 따라 검찰 내에서는 愼총장 바로 밑 기수인 사시 11회의 김경한(金慶漢.경북)서울고검장이 발탁될 가능성을 크게 보는 가운데 12회에서는 김승규(金昇圭.전남)법무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金고검장은 현 정부 들어 법무부 교정국장과 법무부 차관 등을 거쳤고 공안수사에 경험이 많다.

金차관의 경우 청렴성을 갖춘 데다 1999년 대전법조비리 때 대검 감찰부장으로 선후배들의 비리의혹을 철저히 파헤치는 등 업무 장악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시 11회에는 법무부 보호국장과 법무실장을 지낸 김영철(金永喆.경북)법무연수원장도 있다. 여기에 사시 12회 출신의 김각영(金珏泳.충남)대검차장과 한부환(韓富煥.서울)대전고검장, 이종찬(李鍾燦.경남)대구고검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지검장을 차례로 거친 金대검차장은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韓고검장은 서울지검 1,3차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 李고검장은 서울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수부장 등을 거친 특수 수사통이다.

검찰 일각에서는 조직 쇄신을 위해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을 역임한 사시 11회의 이명재(李明載)변호사 등 외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심재륜(沈在淪)부산고검장의 깜짝 발탁을 언급하는 인사도 있다.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사건 당시 검찰 수뇌부의 동반 사퇴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가 징계위에 회부돼 면직당한 뒤 지난해 8월 대법원의 면직처분 취소 확정판결로 복직한 그다.

한보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하던 97년 대검 중수부장에 기용돼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를 구속시킨 강직함이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 필요하다는 견해다.

그러나 그는 사시 7회로 최경원(崔慶元)법무부장관보다 사시 합격 기수가 1년, 신승남 전 총장보다 2년이 빠르다는 점 때문에 현실성은 적어 보인다. 본인 스스로도 "조만간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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