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선 지지 여부를 지켜보고 행동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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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호 26면

주가가 하락해 코스피지수가 한때 1550포인트에 근접했다. 이 선이 무너질 경우 주식시장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이종우의 Market Watch

지난해 3월 이후 몇 차례 있었던 주가 조정은 ‘경기 상승 속에 조정’이었다. 기본 토대가 탄탄해 하락이 크지 않고 조정기간도 짧았다. 그 저점이 1550선이었다. 이 선이 10개월 동안 계속된 박스권의 하단이란 의미가 되는데 이런 점 때문에 주가가 1550포인트를 뚫고 내려갈 경우 지난해 3월 이후 계속된 상승 추세가 끝나지 않았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1550선까지 내려간 경우가 두 번 있었다. 지난해 11월이 첫 번째로 두바이 사태와 함께 주가가 6개월 만에 70% 넘게 오른 데 따른 기술적 반락의 성격이 강했다. 두 번째는 올 2월 그리스 사태가 전체 유럽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작용했었다. 이렇게 보면 두 번의 하락 모두 이벤트 성격이 강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하락은 이전 두 번보다 심각하다. 우선 요인이 다르다. 그리스와 남북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리스의 경우 2월에 이미 한 차례 희석됐고 남북 문제는 전통적으로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설명력이 약하다. 근본적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이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7.8%를 기록했다. 미국도 예상보다 높은 3%였고 유럽연합(EU)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대부분이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그만큼 상황이 좋다는 것인데 반대로 보면 현재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주가가 후퇴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 사태가 발생했고 재정 긴축에 대한 공통 인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민간 부문의 침체를 메우기 위해 최종 소비자이면서 대부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재정 적자가 계속 커졌는데 앞으로 재정을 긴축적으로 가져 갈 경우 1년 반 동안 계속되던 경기 회복의 한 축이 무너질 수 있다.

3분기는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시장 환경이 좋지 않다. 2분기를 기점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V형태의 경기 반등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둔화 정도인데 단순히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일 경우 1550선의 저점이 지켜질 것이다. 반대로 재정 긴축 등으로 경기 둔화가 심해지면 저점 붕괴가 나타날 수 있다.

이후 모습이 어떤 형태가 되든 당장은 관망하는 것이 좋다. 시장이 지난해 3월 이후 시험다운 시험은 치러야 하고 변동성이 커진 상태에서 섣불리 투자를 하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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