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마을버스, 시내버스 전환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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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업자편을 들어 이름만 바꾼채 버스요금을 인상하려는 정책을 철회하라."

"공청회 등을 거쳐 기존 마을버스 노선과 정류장은 살리기로 했다."

새해 들어 인천시의 마을버스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시가 1월 한달동안의 준비 및 홍보기간을 거쳐 다음달 1일부터 마을버스를 시내버스로 전환.운행토록 결정하자 학생.주부.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 2월부터 마을버스 없어진다=인천에서 사실상 마을버스가 사라진다.운행중인 64개 노선 4백11대의 마을버스 거의 대부분인 60개 노선 3백99대가 이미 지난 연말 시내버스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다만 중구 무의운수와 서구 대곶교통이 운행하는 2개 노선 5대의 마을버스만큼은 현지 교통사정을 고려해 남겼고 2개 노선 7대는 폐쇄조치했다. 또 46개 마을버스 업체가 시내버스 전환과 함께 13개 버스업체로 통폐합됐다.

따라서 시민들은 내달부터 종전 마을버스 노선을 이용하더라도 요금은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내야 한다.

현행 마을버스 요금인 어른 4백원, 중.고생 2백50원, 초등생 이하 1백50원이 아닌 어른 6백원, 중.고생 4백50원, 초등생 이하 2백50원의 시내버스 요금을 내고 타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같은 노선에서 성인은 50%, 중고생 80%, 초등생 이하는 66.6%씩 요금이 오르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지난 1년동안 시민공청회와 의회 토론 및 조례 개정, 업계 의견청취, 입법예고 등의 여론수렴 절차를 거친 것"이라며 "인천버스의 경쟁력과 교통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이번 정책전환이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시민반발 확산='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와 인하대 총학생회는 최근 "시가 마을버스 이용 주민들을 상대로 정확한 현장조사를 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름만 바꾼 요금인상으로 업자들만 이롭게 하는 행정은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주부 박모씨(35.남동구 구월동)는 "가까운 시장 등을 다닐때 값싸게 이용했던 마을버스가 없어진다니 벌써부터 늘어나는 가계부담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 전망=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전환 마을버스에 대해 신차대체.교통카드기 및 방송시설 설치.효율적인 시내버스번호 부여 등에 나서는 한편 정책홍보에도 힘써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현장에서 실제로 마을버스를 애용해온 시민들이나 학생, 시민단체 등의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이 예상돼 시행을 불과 20여일 앞둔 '마을버스의 시내버스화 정책'이 파란을 겪을 전망이다.

성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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