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나눔회 이동봉사대 "장애인의 발이 되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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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콜택시 부럽지 않습니다-."

8일 오전 11시 인천시 동구 송림4동 육교 밑.1급 중증 장애인인 李성열씨(64)가 리프트가 장착된 승합차량에 타고 있다.

李씨 옆에는 인천시 남구 도화동 '나눔회 장애인 이동봉사대' 오현철(吳賢哲.34)사무국장이 리프트를 조작하며 거동이 불편한 李씨를 정성껏 돕고 있다.

이어 李씨는 자가용보다 더 편한 승합차에 올라탄 채 최근 배우기 시작한 봉침 강습을 받기위해 인천시 부평구로 향했다.

택시를 탈 경우 30분 이상에 요금도 7천~8천원이 드는 거리를 李씨는 매일 무료 승합차를 이용해 다닌다.

지난 1970년대 중반 교통사고로 휠체어에 의지한 채 생활해온 그는 장애인에겐 불편하기 짝이 없는 교통사정때문에 외출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3년전 다니던 동네 교회를 통해 나눔회 장애인 봉사대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나들이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李씨처럼 이동봉사대를 이용해 마음 편하게 외출을 즐기는 장애인은 2백30여명. 장애인 姜윤수(62)씨는 "염치 없는 일이지만 외출때마다 봉사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휴일에도 집 앞에 차를 대기시켜놓고 외출을 도와 준다"고 말했다.

이동봉사대가 발족한 것은 97년 4월.장애인들을 위해 뜻있는 일을 해보자는 자영업자와 공무원.주부 등 1백85명이 모여 만들었다.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 이상 의무적으로 운전봉사 활동에 나서며 일부 회원은 하루에도 두세번씩 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봉사 활동은 모두 6천여건.지난해 가을에는 장애인 1백여명과 용인에버랜드와 청와대,설악산 등지를 다녀오기도 했다.

봉사대 활동에는 이동봉사대원 말고도 한달에 1천원씩 내는 1천5백96명의 후원회원들의 숨은 격려도 큰 몫을 한다.

봉사대 임배근(林培根.52.율석감리교회 장로)회장은 "운전봉사를 서울.경기도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무료급식소에서 일할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눔회 장애인 이동봉사대는 9일 인천지방검찰청이 제정한 제1회 밝은사회봉사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게 된다.032-863-8792.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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