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손태인 의원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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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손태인(孫泰仁.사진)의원이 5일 오전 9시 숨졌다. 경기도 일산 암센터에서다. 그동안 말기 간암과 투병해 왔다. 56세.

한나라당은 1백35석으로 줄었다.과반수에서 두석이 모자란다. 그러나 정치권은 의석 변화보다 그의 파란 많았던 일생을 회고하며 안타까워했다. 정치 입문 30년, 천신만고 끝에 꿈에 그리던 국회의원이 됐지만 뜻을 펴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1966년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 '민족이념 연구회'라는 서클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 71년 이기택(李基澤.KT) 당시 신민당 의원의 비서관이 됐다.

이후 민추협 운영위원, 신민당 국제국장, 통일민주당 정치훈련원 교수실장 등을 거쳤지만 그보다 'KT계 선거기획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야당의 고참 당료 대열에 낀 뒤부터 등원을 시도해 14대(92년), 15대(96년)총선 때 부산에서 출마했으나 거푸 낙선했다.

이후 생활고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97년 한나라당에 입당한 그는 인간적 고뇌에 빠지게 된다. 자신은 16대 총선(2000년)을 앞두고 부산 해운대-기장갑구 공천을 받았으나 보스인 이기택씨는 낙천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NGO모니터에 의해 '국감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의정활동에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8일 '신승남 검찰총장 탄핵안'투표 때는 보행기에 의지해 표결에 참여해 당원의 의무를 다하기도 했다.

김무성 의원은 "당선한 뒤 신세 진 사람에게 빠짐없이 인사를 했고, 그 바람에 술을 많이 마셨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금숙씨와 두 딸이 있다. 영결식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국회장으로 거행된다. 장지는 고향인 경남 밀양시 산외면. 빈소는 일산 암센터. 031-920-0302, 02-788-2138.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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